미국 거주 35년 영주권자 한인 SF공항에서 일주일 넘게 억류

억류된 한인
서울에서 열린 동생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억류된 한인 김태흥씨(오른쪽). 그의 모친 이예훈씨(왼쪽)와 동생 김태권씨 커플과 함께 찍은 사진<워싱턴포스트=이예훈씨 제공>

5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와 영주권을 받고 35년째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해온 한인이 아무런 이유없이 이민당국에 의해 구금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는 영주권자 김태흥(40)씨는 지난 7월 21일 한국을 방문했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입국심사 과정에서 '2차 심사'를 이유로 구금된 채 가족 접견은 물론 변호사의 조력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29일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텍사스 A&M 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김씨는 야외에서 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라임병 백신 개발 연구생으로, 서울에서 열린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이민당국은 김씨가 변호사와 상담하거나 가족과 연락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7월 25일 어머니와 짧게 통화하도록 한 게 전부였다고 WP가 전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에릭 리 변호사는 이민국 관계자로부터 자세한 정보를 얻거나 김씨와 직접 접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과 김씨의 가족은 그가 구금된 이유에 대해 추측만 할 수 있었으나, 2011년 마약 혐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법에는 합법적인 영주권자의 신분을 위협할 수 있는 경미한 특정 범죄를 공무원이 간과할 수 있도록 하는 오랜 전통의 면제 절차가 있다. 리 변호사는 "김씨가 면제 기준을 쉽게 충족한다"라고 말했다.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29일 WP에 보낸 성명에서 "영주권 소지자가 신분을 위반한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출석 통지서가 발부되고 CBP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구금 공간을 조정하게 된다"라며 "이 외국인은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ICE에 구금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에릭 리 변호사는 CBP 감독관에게 적법 절차에 대한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제5조와 제6조가 김 씨에게 적용되는지 전화통화로 물었지만, 감독관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리 변호사는 "이 나라에서 35년 동안 살았고 영주권자이며 2주간의 휴가를 위해 출국한 사람에게 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 헌법이 김씨보다 이 나라에 더 적은 기간 살았던 사람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CBP와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김 씨의 헌법상 권리에 대한 감독관의 발언에 대한 WP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김씨의 어머니 이예훈씨는 아들이 만성 천식환자여서 약을 제때 공급받고 있는 걱정스럽다고 했다. 리 변호사와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등 인권단체들은 CBP 규정에 억류 최대 기간이 72시간(3일)인데도 법을 무시하며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오랜 구금과 변호사 접견 불허는 중대한 헌법 문제라고 이민당국의 조치를 규탄하고 있다.이명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