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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메이저리거인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K팝의 선봉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를 비롯한 투자자들과 7천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야구단 애슬레틱스(옛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지분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찬호는 자신이 100% 소유한 법인 ‘팀61′을 앞세워 사모펀드를 조성, 애슬레틱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 구단 지분의 2~4%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팀61과 BTS의 슈가를 비롯, 한국의 중견기업인 삼천리그룹의 이만득 회장, 마이크 주 뱅크오브 아메리카 투자은행 부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COO),그리고 남가주의 서울메디컬그룹, 한미메디컬그룹 등을 거느린 미국의 의료그룹 어센드파트너스의 황인선 공동대표 등이 출자했다.
이같은 소식은 지난 4일 ‘한국경제’가 단독으로 보도한 데 이어 한국과 일본 매체들이 잇따라 관련 내용을 전했다.
애슬레틱스는 1901년 창단, 필라델피아, 캔자스시티를 거쳐 1968년부터 2024년까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를 본거지로 삼아오며 월드시리즈에서 1972~74년 3년 연속 우승하는 등 통산 9회나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명문구단이다.
1989년에는 불세출의 톱타자로 꼽히는 리키 핸더슨과 무적의 마무리투수 데니스 에커슬리, 팔뚝치기 세리머니로 ‘배쉬형제’라 불린 마크 맥과이어,호세 칸세코 등이 명장 토니 라루사감독의 지휘 아래 9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따냈다.
하지만 그로부터 구단 재정이 약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팀으로 바닥권 성적을 면치 못했다. 2011년에는 할리우드가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을 모델로 톱스타 브래드 피트를 주인공 삼아 영화 ‘머니볼’을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큰돈을 들여 스타플레이어들을 계약하지 못하는 가난한 구단이 야구의 세세한 통계를 활용, 저평가된 선수들을 발굴해 전력을 키운다는 내용이었다.
2024시즌만해도 애슬레틱스의 선수단 연봉 총액은 6000만달러 수준으로 MLB 30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부진한 성적에 프랜차이즈인 오클랜드시의 낙후성까지 겹쳐 작년 홈경기 평균관중이 1만2천명도 안될 만큼 악순환이 이어지자 연고지 이전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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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슬레틱스는 한때 오클랜드를 함께 연고지로 삼았던 프로미식축구리그 NFL의 레이더스가 옮겨간 라스베가스로 이전, 2028시즌부터 새 프랜차이즈 이름을 붙이게 된다. 애슬레틱스의 라스베가스 홈구장은 MGM그랜드와 뉴욕뉴욕 카지노호텔 등이 있는 스트립 사거리의 옛 트로피카나 카지노호텔 부지에 새로 지으며 지난 6월 23일 기공식을 가졌다. 2028년 1월 완공예정이다.
야구장 건축비용만 17억8천만달러에 달한다. 라스베가스 이전 계획이 구체화됐던 2023년까지만해도 15억달러로 추산했던 구장건축 예산이 인플레이션과 이자율 등으로 상승했다.
애슬레틱스 구단주인 존 피셔가 사재 11억달러를 투입하고, 네바다주와 라스베가스 시정부가 공적자금 3억8천만달러, US뱅크와 골드만삭스가 3억달러를 대출하기로 했다.
공적자금은 피셔 구단주가 1억달러를 출연할 때부터 쓸 수 있는 조건이 있다. 애슬레틱스 구단에서 이미 4천만달러를 마련했다. 따라서 박찬호의 투자그룹이 조성한 7천만달러가 추가 투입되면 홈구장 신축비용 조성은 마무리되는 셈이다.
애슬레틱스의 새 구장은 총 3만3천명 수용에 3만개의 좌석을 설치하며 여름철 폭염을 차단하는 개폐형 5겹돔으로 구성된다. 카지노리조트와 호텔, 쇼핑몰이 포함된 복합 스포츠단지로 설계돼 있다.
각종 회의·전시산업과 쇼비즈니스, 카지노,관광 등을 주력으로 해온 라스베가스는 지난 2017년 프로아이스하키리그 NHL의 확장계획에 따라 골든나이츠를 창단하면서 미국 4대 프로스포츠의 프랜차이즈가 됐다. 2018년 여자프로농구 WNBA의 에이시스 ,2021년 NFL 레이더스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메이저 스포츠 연고도시로 거듭 나고 있다.
박찬호 투자그룹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지분을 갖는 주주명예(오너십 프라이드·Ownership Pride)라는 가치 외에도 통상 프로스포츠 구단 가치가 10~20년 사이에 5~10배 가까이 상승하는 추세를 감안했을 때 투자수익도 예상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매체 CNBC의 MLB구단 가치 평가에 따르면 애슬레틱스는 2024시즌 기준 총매출 2억7500만달러에 세전수익 300만달러, 총 자산가치는 20억달러였다. 2005년 피셔 구단주가 1억8천만달러에 매입했으니 20년만에 10배 이상 가치상승을 실현한 셈이다.
박찬호는 2010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과거 자신을 빅리그로 불러들인 피터 오말리 전 다저스 구단주가 주주로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특별고문 역할을 맡는 정도로 메이저리그와 관계를 이어왔다. 황덕준 기자





